내가 입사한 지 2년 정도 됐을 때 연구소의 조직개편으로 나는 하던 일은 그대로였지만 소속과 보고라인이 달라졌다. 나는 정들었던 부장님과 헤어져 다른 부장님과 일 한다는 것이 낯설고 속상해서 며칠간 잠을 설치고 술도 마셨다. 

어린 마음에 어떻게 나를 다른 부서로 보낼 수 있을까 하고 부장님을 원망하고 조직개편을 하라고 하신 연구소장님을 미워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기 위해 바쁜 일과를 보내다 보니 다른 생각은 할 시간이 없고 어느덧 새 환경이 점차 내 일상이 되었다. 불과 며칠이 더 지나자 내 생활도 전과 다름없이 안정화 되고 재미도 다시 찾았다. 

새 부장님이나 새롭게 만난 사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극복하고 그들과 친해지고 정도 들어갔다. 나는 이렇게 회사에서 첫 2년간 정들었던 사람들과 헤어져 다른 환경에서 일하게 된 것을 극복이라면 극복하였다. 

사실 지나고 보니 회사 일이란 것이 회사 내부사정이든 외부사정이든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새로운 환경과 일에 적응해내는 것은 구성원의 몫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새 부장님과 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는 예전 부장님으로부터 배우고 익힌 것과 다른 것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적어도 회사 일에서의 변화는 사람에게 새로운 시각과 생각하는 방식을 만들어 주는 기회일 때가 많다. 

(조직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