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월요일,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을 점차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남은 FOMC는 6번이고, 각 FOMC 마다 0.25% 씩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을 단 3일만에 뒤집어 버렸습니다. 이제 시장은 당장 5월 FOMC 에서 0.5%의 금리 인상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기사들의 내용입니다. 그러나 오늘 새벽의 새로운 기사들은 이어질 6월 FOMC 에서도 역시 0.5%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며, 2022년 최종 결정될 금리는 2.25%가 될 것이라 이야기 합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해 분석가들은 공격적(aggressive) 이라는 수식어를 빼 놓지 않고 붙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6월 금리 역시 0.5%의 대폭 인상을 예측하고 있으며, 그 근거로는 ‘물가가 너무 높다’ 라고 했던 파월의 발언에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어제 리포트에서도 언급한 바, 고용 시장의 회복에 대해 연준은 상당한 신뢰를 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0.25% 이상의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은 월요일 뿐 아닌, 지난 상원에서의 연설에서도 발언했던 만큼, 연준의 ‘강한 긴축’에 대한 의지가 의심의 여지 없이 확인되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 5월 FOMC 에서 결정할 것이라는 발언은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매우 구체적이며 명시적인 연준의 계획에 대한 언급이었고, 물가 안정에 대한 연준의 강한 의지를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덕분에 10년물 채권 금리는 폭등했습니다. 월요일, 2.1%에서 횡보하고 있던 금리는 오늘 2.4%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기준 금리가 오르거나 오를 것이 예상되면, 채권 투자는 매력을 잃게 됩니다. 단순한 예로, 달러 예금만 해 두어도 채권 보다는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면 굳이 오랜 기간 채권에 돈을 묻어둘 이유가 없을 겁니다. 채권 수요가 줄어들테고, 금리를 더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죠.

이는 2년물 채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단기 채권에서 조차 기준 금리 인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지점에서 장단기 금리차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채권에서 금리 상승이 관찰되고 있다면, 과연,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의 각 변화 폭이 어느쪽이 크냐에 따라 향후 경기 침체를 예상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단기 금리 차’ 란, 10년물 금리에서 2년물 금리를 뺄셈한 값입니다. 이 값이 점차 줄어들거나, 0에 수렴하여 마이너스 값이라도 나오면, 직후 2년 이내에 경기 침체가 도래한다는 것이죠. 이는 과거 사례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 닷컴버블, 2008년의 금융 위기 직전에 모두 장단기 금리차는 음의 값이거나 0에 수렴해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코로나 판데믹 직전에도 그러했구요.

지금 치솟는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연준의 강력한 통화 긴축 정책이 제대로 가동되고 의도한 바 물가 안정이 유도된다고 해도 일정 기간의 고통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연준이 가장 바라고 있는 것은 긴축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연착륙하는 것일테지만, 역시나 ‘바라는 바’일 뿐, 실제 그렇게 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채권 시장에서 장단기 금리 차는 최근 계속 차이를 좁히고 있습니다. 아직 0에 수렴할 정도는 아니나, 그래프의 기울기는 분명 아래로 향하고 있습니다. 풀어서 이야기 한다면, 10년물 금리의 상승 폭보다 2년물 금리의 상승 폭이 더 크다는 의미입니다. 또 달리 풀이 하자면, 채권 수요의 감소와 연결되는 것인데요, 통상, 경기가 과열 혹은 버블이 형상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되면 이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위 그래프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도한 유동성 공급, 인플레이션 발생이라는 과정이 있었고, 장단기 금리차가 감소하면 이후 경기 침체가 발생했습니다.

최근의 장단기 금리 차 역시 줄어들고 있는 상황…

연준 역시 이 그래프를 보고 있을텐데요, 더욱 강력한 통화 긴축으로 시장 정상화를 견인해야할 것인지, 아니면, 시장의 자정을 유도하는 수준에서 금리를 최소한의 도구로만 쓸지를 고민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파월 의장의 발언만 보자면 전자의 경우를 선택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연준의 강한 의지 뒤에는 도박에 임하는 듯한 두려움도 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