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 이후 10년물 채권 금리가 2년물 채권 금리보다 낮았던 경우가 총 7번 있었습니다. 그리고, 7번의 경기 침체가 따랐습니다. 최근의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도 포함됩니다. 이 말은, 경제의 구조적 위기 뿐 아닌, 자연 재해로 인한 의도치 않은 위기까지 포함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장단기 채권 금리의 역전(inverted yield curve) 으로 인한 침체 위기입니다.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과학적인 셈법의 전조 현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단지 시장 전망에 대한 채권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가 기형적인 모습을 모이고, 그것이 장기 채권과 단기 채권의 금리를 뒤집어 놓았을 뿐입니다. 장기로 돈을 빌리려면, 그보다 짧은 기간 돈 빌리는 것 보다 더 많은 이자를 주어야 합니다. 이 당연한 대차 조건이 향후 경기의 암울한 전망에 오염될 경우 시장에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채권 투자자들이 장기 채권 시장으로 자산을 옮기는 동안 단기 채권의 금리가 장기보다 높아지는 것입니다.

시장 전망이 부정적일 때, 채권 시장의 전반적인 가격 하락으로 모든 채권의 금리가 높아질 것입니다. 장단기 금리의 역전은 이 와중에 장기와 단기 금리중 어느쪽이 높은지를 따져 보는 것입니다.

일전의 리포트에서 장단기 금리차가 점차 좁혀 지고 있으며, 반드시 경기 침체의 근거라 할 수는 없지만, 이 같은 금리의 역전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짚었습니다. 과거 사례가 반드시 현재에 꼭 맞게 대응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채권 시장의 자산 흐름이 어느 한 쪽으로 과하게 집중된다면, 이유는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CNBC 가 이 뉴스를 헤드라인으로 뽑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간은 다를지라도 평균적으로 장단기 금리의 역전이 발생한 17개월 이후 침체가 왔습니다. 평균을 따져 본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최근의 장단기 금리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소수점 이하까지 좁혀진 상황(0.11%)에서 최근 3월 FOMC 에서 전망했던 올해를 다시 살펴보게 됩니다. 작년 12월 이후 단 3개월 만에 긍정에서 부정으로 돌아선 것인데요, 견고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는 노동시장을 제외한다면, 치솟는 물가와 낮아진 GDP 전망치에서 ‘올해도 어렵겠구나…’ 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채권 시장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기준 금리입니다. 기준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 채권 시장은 이 같은 왜곡된 커브를 보여줍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채권 시장의 금리 역시 전반적으로 상승하게 됩니다만, 게다가 경기 위축이 예상될 경우, 장기 채권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통상, 장기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던 단기 금리의 상승 폭을 키우게 되는 것이죠. 결국 장기 보다 단기 채권의 금리가 높아지는 것 = ‘역전’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최근, 시장에 부정적인 여러 이슈로 인해 채권 금리가 상승중입니다. 10년물 뿐만이 아니라 2년물도 상승하고 있으나, 2년물 단기 채권의 상승 기울기가 매우 가파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로써, 장단기 금리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2022년 1월을 시작하면서 장단기 금리차는 0.8% 수준이었습니다만, 현재는 1/8로 줄어든 0.1%입니다. 10년물 금리보다 2년물 금리의 상승폭이 더 컷던 것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예대 마진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은행의 장기 대출이 축소 될 것이며 경기 위축의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연준 역시 이 그래프를 모니터링 하고 있을 것입니다. 연준은 시장의 견고한 성장을 돕는 것이 궁극의 목표일 것이나, 장단기 금리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작금의 시장 왜곡을 보면서 연준의 통화 정책이 과연 시장을 연착륙 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연준의 통화 정책과 관련하여 시장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주고 설명하지만, 결국 시장은 더욱 위축되는 모습입니다. 어쩌면, 연준으로 인해 시장은 또다른 위협을 받고 있는 것 아닌지, 혹은 시장이 연준의 의지를 의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