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상승하면서 뉴욕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연준의 강한 긴축 시사 역시 채권 시장의 금리를 밀어 올리면서, 시장이 경직 될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듯 합니다. 어제 리포트에서 침체의 전조로서 장단기 금리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짚어 봤습니다만, 당장의 침체 보다는 기준 금리의 급격한 상승 속도에 채권 시장이 단기채부터 수요를 격감 시키는 과정의 결과로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90불대 까지 떨어졌던 유가는 다시 110불 이상으로 오른 상태입니다. 러시아로 부터 시작된 에너지 위기에 대한 여러 대안들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들이 유가를 밀어 올리는 주요한 원인입니다만, 현재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큰폭으로 감소하여 유가를 흔들었고, 카자흐스탄의 CPC Pipeline 의 가동 중단으로 하루 120만 배럴의 원유가 공급 중단된 터라 유가는 전일 대비 5% 상승한 상황입니다. 카스피해에서 시작하여 러시아를 거쳐 흑해까지 이어지는 이 공급라인은 유럽에 원유를 공급하는 라인중 하나이고, 글로벌 원유 수요의 1.2%를 담당하는 카자흐스탄의 주요 원유 수출 라인입니다.

수요일, 큰 폭풍과 계속되는 악천후로 인한 피해로 파이프라인의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며,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의 일환인 원유 금수 조치와 더불어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몰고 있습니다.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로 하루 300만 배럴의 원유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여기에 예상치 못했던 120만 배럴이 추가되었으니, 특히 유럽의 경우 에너지 위기로 인한 타격이 더욱 심각해질 상황입니다.

미국과 EU 가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경제 제재를 협의중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원유 금수 조치에 대해서는 독일과 헝가리, 네덜란드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부분 어떻게 결정될지 지켜볼 일입니다만, EU 전체 원유 구매분의 25%가 러시아산이니, EU 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만약, 러시아가 생화학무기, 혹은 핵무기까지 실사용 할것이라 명시적인 위협을 가한다면, EU 입장에서도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러시아를 옥죄어야 할 것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원유 수출까지 막아서 되려 고통을 나눔해야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는 듯 합니다.

덧붙여, 미국 원유는 소량의 재고라도 추가되는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감소되는 결과를 보임으로써 유가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WTI 시추 시설의 90% 이상이 가동되는 상황이지만, 미국 역시 원유 공급의 어려움에 직면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보여주는 단초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어쨌든 주간단위 지표이니, 차주 EIA 의 재고 지표를 더욱 관심 두고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어떤 분석가는 올 여름 유가는 배럴당 150불에 달할 것이며, 200불까지도 예상된다고 합니다. 러시아 발 에너지 위기는 기존의 공급망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으며, 시간이 걸린다 해도 시장의 자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파월의 말대로 매우 높은 불확실성으로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물가는 유가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라면 4월초 발표될 CPI 가 8%를 상회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예측이 될 것 같습니다.

원자재가의 상승으로 물가가 치솟는 상황을 금리로 붙잡는 것이 과연 적절한 조치일까? 하는 의구심은 있지만, 시장에서는 5월과 6월 FOMC 에서 0.5% 씩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하루가 다르게 높이고 있습니다.